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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576

2025학년도 입학식 축사

수정일
2025.02.21
조회수
761
등록일
2025.02.21

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캠퍼스가 풋풋한 신입생 여러분의 발걸음과 함께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강의실 창가로 스며드는 봄볕처럼, 지식의 빛이 여러분의 미래를 환하게 비추기를 바랍니다. 이제부터의 4년이 아름다운 추억과 성공으로 열매 맺길 바라면서, 총장으로서 3가지를 당부하고 싶습니다.

 

첫째, 자기 연마로 원석에서 보석으로 거듭나야 합니다보석은 처음부터 빛나지 않습니다. 모든 보석은 원래 땅속에 묻힌 투박한 원광석이었습니다. 빛깔도 모양도 보잘것없는 원석에 엄청난 고온과 압력을 가하고, 불꽃 튀는 연마(硏磨)를 거쳐 보석으로 빛납니다. 가천 캠퍼스에 들어선 여러분 각자는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원석입니다각자의 생애가 성공으로 빛나는 보석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고온, 고압의 아픔을 마다하지 않고, 가파른 자기 정련(精鍊)에 뛰어들어야 합니다. 보석은 길섶에서 거저 주울 수 없습니다. 스스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둘째, 진정한 적성(敵性)은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나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것은 나 자신입니다. 부모님, 교수님, 선배, 친구가 충고해 줄 수는 있지만, 내가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완벽히 찾아줄 사람은 없습니다. 나의 숨겨진 내면, 가려진 적성을 발견하고, 특장(特長)을 심화하는 주체는 바로 나 자신입니다100세 시대를 살아갈 여러분은 생애에 걸쳐 최소 3~5개의 직업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과거에는 대학 졸업 후 기업 한두 곳에서 열심히 일하다 정년을 맞고, 사회생활을 마감했습니다. 그러나 수명이 20~30년의 길어진 장수(長壽) 시대, 기업의 수명은 거꾸로 짧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라져갈 직장이라는 하드웨어보다는, 직업이라는 소프트파워에 의지해야 합니다. 길어진 생애의 업()을 좇아서, 경쟁력을 끊임없이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그 시작은 바로 나의 적성을 정확하게 찾는 작업입니다.

 

셋째, 변화를 이겨낼 내력(耐力)을 길러야 합니다21세기는 인공지능(AI)과 온라인이 지배하는 시대입니다. 나날이 눈부신 혁신을 창조하는 AI,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자칫 표류하는 삶이 될 수 있습니다. 인생은 외력과 내력의 싸움이라고도 합니다. 건물도 내력이 강해야 바람, 지진과 같은 외력을 견디듯이,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단단한 내면, 내력이 강한 인재가 되어야 합니다. 경이로운 AI문명, 온라인의 파도 속에서 나만의 내공, 내력으로 버티고 꿋꿋이 이겨내야 합니다. 나를 강화하는 길은 뜻밖에도 오프라인에 있습니다. 온라인 정보만으로 사고와 내면을 다스릴 수 없습니다. 깊이 있는 통찰은 오프라인의 사색과 탐구에서 나옵니다끊임없는 독서를 통해 생각의 깊이를 더하고 글쓰기를 통해 사고를 정리하며, 명상을 통해 정보를 여과(濾過)하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십시오. 그리하여 상상과 창의의 문을 열어가야 합니다. 오프라인에서의 자기 단련이야말로, 비바람, 천둥소리에도 흔들리지 않는 내력을 구축하고, AI 시대를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무기가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오늘 이 순간을 마음속에 새기고, 주어진 시간을 의미 있게 가꾸길 바랍니다. 오늘 3가지 제언을 통해서, 스스로를 발견하고 성장하는 대학 생활이 되길 기원합니다. 여러분의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다시 한번 입학을 환영합니다.

 

2025년 2월 21일

가천대학교 총장 이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