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 한중일의 『맹자』에 관한 해석 비교 (8)
일시 및 장소 : 2020.1.10. (금)
연구내용 : 이번 연구회에서는 지난 번 연구회에서 언급된 탕왕과 무왕과 관련한 혁명론에 대해서 조사하여 발표하였다.
탕무혁명론 (=탕무방벌론(湯武放伐論), 역성혁명론(易姓革命論))
중국에서의 왕조교체에 관한 설. 예부터 전해진 것에 의하면 요(堯)는 천자(天子)의 지위를 자식인 단주(丹朱)에게 물려주지 않고 성인인 순(舜)에게 물려주었다. 순도 또한 자신의 지위를 성인인 우(禹)에게 물려주었다. 우는 현명한 사람인 익(益)에게 물려주려고 하였으나 신하된 자가 자기 멋대로 익에게 가지 않고 우의 아들인 계(啓)에게 가게 되어 왕위를 자손이 계승하는 풍습이 생겼다. 이것이 하(夏) 왕조이다. 하의 말기에 걸(桀)이라는 폭군이 나타났는데 그는 천자로서 실격이었기 때문에 성인인 탕(湯)은 이것을 무력으로 쫓아내고 새로 천명(天命)을 받아서 천자가 되었다. 이것이 은(殷)이다. 은 말기에도 유사한 일이 주(紂)와 무왕(武王)과의 사이에서 일어나 주(周)나라가 건국되었다. 이상과 같이 요에서 순으로, 순에서 우로, 평화롭게 덕이 있는 사람에게 왕위가 양위되는 형태를 선양(禅譲)이라고 하고 순에서 탕으로, 주에서 무왕으로, 이와 같이 무력에 의해 덕이 있는 자가 폭군을 쫓아내고 왕위가 교체되는 형태를 방벌(放伐)이라고 한다. 선양도, 방벌도 천자가 천자일 수 있는 자격은 하늘의 명이 그 사람에게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서 정해지는데 천명(天命)이 있는지 없는지는 인민이 그 사람의 마음에 따르는지 아닌지의 여부에 의해 결정된다. 예를 들어 주(紂)와 같이 인(仁)에 어긋나고 의(義)를 그르친 자는 사람들의 마음이 그로부터 등을 돌이게 된다. 등을 돌리면 천명이 거기에는 없다는 증거이다. 따라서 이 사람은 천자가 아니고 단순한 남자일 뿐이다. 그러면 천명은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인망이 두터운 무왕에게 가서 무왕이 천자가 되는 것이다. 이것을 『시경(詩経)』에서는 「천명은 일정하지 않다(天命、常靡し)」, 「주(周)는 오래된 나라이지만 그 천명은 새로 받은 것이다(周は旧邦と雖も、其の命、維れ新なり)」라고 한다. 또한 『역경(易)』에서도 「천지는 변혁하여 4계절을 이룬다. 탕과 무, 천명이 바뀌어 하늘의 뜻에 따르고 민심의 뜻에 따른 것으로 이러한 변혁은 위대한 것이다(天地革りて、四時成る、湯・武、命を革めて、天に順ひ、人に応ず、革の時は大なるかな)」라고 한다. 천자의 가문에는 각각 성(姓)이 있다. 예를 들어 하나라의 천자, 은나라의 천자는 자(子), 주나라의 천자는 희(姫)이다. 따라서 선양이든 방벌이든 왕조가 바뀌는 것은 역성(易姓)이고 동시에 혁명이다. 그런데 방벌은 시해를 하는 것과 종이 한 장 차이기 때문에 단순히 사람의 마음으로 귀착된다고 설명해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후에는 여기에 오행 사상을 가미하여 오행상극(五行相剋)・오행상생(五行相生)의 원리에 따라서 정당성을 부여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주(周)는 화덕(火徳)이라고 하고 진(秦)이 이것을 이긴 것은 수덕(水德)을 겸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선양은 방벌보다도 체재가 정비되어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내용과 관계없이 형식은 선양으로 하는 편이 좋다고 한다. 예를 들어 후한(後漢)의 헌제(献帝)에서 위(魏)의 문제(文帝)로의 교체 등, 그 예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일본에서는 기기(記紀)의 전승 이래로 현실에서 역성(易姓)에 까지 이른 적이 없다. 단 막부말기에 지사(志士)들 사이에서는 쇼군으로부터 정권이 이동하는 것을 포함하여 방벌에 대한 논의를 활발하게 한 것이 당시의 서적과 문장에서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