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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인천시론] 봄 맞이 둘레길 가족여행

수정일
작성자
운동재활복지학과
조회수
1033
등록일
2016.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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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누구에게나 마음 설레게 하는 매력이 있다. 사람들에게 “어떠한 여가활동을 원하십니까?” 라고 묻는 질문에는 단연코 1위가 여행이다. 

 

하지만 원하는 것처럼 여행을 가는 것이 그리 쉽고 간단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왜 일까? 왠지 여행이라 하면 뭔가 시간과 돈의 여유가 있어야 되고, 무엇보다 잘 놀기 위한 준비를 그럴싸하게 해야 만이 다녀올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행을 원하고 있으며 가장 선호하는 여가활동으로서, 우리를 일상으로부터 잠시 떠날 수 있게 하는 건전한 탈출구가 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꼭 이루어져야 할 삶의 중요한 가치적 행위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중요하고 즐거운 행위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여행에 대한 그림’을 다양화 시킬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준비가 필요한 여행’과 ‘그다지 준비가 필요 없는 여행’으로 말이다. 이중 필자가 언급하고 싶은 여행은 후자인 그다지 준비가 필요 없는 여행이다.

특히 비용걱정 없이 가족과 함께 건강도 지키고, 가족애도 발휘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여행지를 원한다면, 자신이 거주하는 인근지역의 둘레길을 추천하고 싶다.

이미 전국적으로 약 1600개가 넘는 둘레길 걷기 코스가 잘 개발되어 있으며, 인터넷의 포탈싸이트 검색을 통해 웬만한 정보들은 자세히 나와 있다. 따라서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코스를 잘 살펴보고 가족들의 특성으로 고려하여 코스를 선택한 후, 계절에 맞는 복장을 갖춰 입고 가벼운 마음으로 가족 여행을 떠날 수 다녀 올 수 있다. 

필자에게 있어서 이번 겨울방학은 유독 여유가 없었던 터라, 초·중학교를 다니는 세 아이의 부모로서 방학 중 아이들과 변변한 여행 한번 못해보고 학교를 보낼 생각을 하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함께 상의 한 끝에 인천 연수구에 소재한 둘레길을 걷기로 하였다.

한편으론 새 학기를 맞이하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각오를 심어 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어서 더욱 좋을 것 같았다. 물과 과자, 초콜렛을 담음 가방을 메고 완만한 언덕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처음 출발에서는 다소 숨이 차고 걸음의 내딛음이 조금은 버겁게 느껴졌지만 이내 적응이 되어, 아내와 아이들 모두 그간 차타고 다니며 보지 못했던 도시의 모습을 보며 새로움을 즐기고 있는 듯했다.

한편으로 아이들과 2-3시간을 함께 걸으며 이런저런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좋았고, 특히 높은 곳에서 탁 트인 인천 앞바다를 보며 크게 숨을 들이쉴 때, 마치 우리 가족 모두의 새로운 각오를 함께 공유하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의미 있게 느껴졌다.

‘행복이 뭔가 그럴싸한 것’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 ‘일상의 소소함에 대한 감사’에서 비롯된다는 진실처럼, 우리가 가고 싶어 하는 여행 역시 우리 주변에 소소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꿀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봄을 맞이하여 가족과 함께 ‘그다지 준비가 필요 없는 여행’의 소소한 행복을 만끽해봄이 어떨까?

이은석 가천대학교 운동재활복지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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