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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인천시론] 우리는 행복할 준비를 하고 있는가

수정일
작성자
운동재활복지학과
조회수
811
등록일
2016.04.04
최근 들어 ‘행복’이라는 단어가 자주 쓰이고 있다. 아마도 현 박근혜정부의 국정기조 중 하나가 ‘국민행복’이기에 강조돼 더욱 일반인들 입에 오르내리는 지도 모른다. 

 

그런데 과연 ‘행복’이란 무엇인가? 매우 주관적이어서 이를 정의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행복’은 사전적 의미로는 ‘복된 좋은 운수’ 혹은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로 정의된다.
몇 년 전 한
 방송국의 ‘행복’이란 다큐멘터리에서 방영된 내용에 따르면 행복을 위해서는 물질적 요소 및 지위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중요한데, 그중 가장 절대적 요소는 ‘정서적 안정성’이라고 했다.

이를 보고 ‘늘 해오던 대로 그리고 해왔던 대로, 앞으로도 계속해서 나를 둘러싼 많은 것들이 나를 놀라게 하는 일 없이 잘 지낼 수 있도록 유지하게 만드는 것이 행복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잠시 한 적이 있다. 인생은 도전이자, 변화이며, 그리고 그것이 진정 살아 있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이러한 견해는 안정을 추구하는 행복과 매우 상충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서적 안정성과 변화 혹은 도전이 꼭 상충된다고 할 수 만은 없다. 이유인 즉, 자신의 변화와 도전 가운데 닥쳐올 미래의 사건에 대비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얘기가 조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서적 안정성을 유지하기가 곤란한 이유는 우리의 생활 중에 시시각각으로 예기치 않은 일들이 자신에게 벌어진다는 것이다. 가령, 갑작스런 가족의 죽음 또는 느닷없는 암 판정, 예기치 않은 회사의 부도를 비롯해 믿었던 친구의 배신, 연인의 이별통보, 직장에서의 해고 통보, 계약의 해지 통보, 이유 없는 삶의 회의감과 의욕상실 또는 우울감 등 다양한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아마도 이러한 사건과 감정들이 갑자기 주어진다면 한동안 자신을 주체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며, 많은 이들이 이러한 일들을 경험하는 것도 분명 현실이다. 

과연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준비 혹은 연습이 가능한가? 아니면 예방할 수 있나? 예방은 불가능 할 것이다. 그렇다면 사후 처리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는 것이 효과적 사후대처라고 볼 수 있을까? 이는 결국 대처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키움으로 극복하고 회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긍정의 힘’, 즉 상황에 대한 긍정적 사고의 연습이 필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몸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몸을 단련하듯, 마음이 건강하기 위해서도 마음의 단련이 분명 필요하다. 

GDP기준 세계경제 11위인 우리나라, OECD 34개국 중 삶의 만족 즉 행복지수 29위로 하위권인 우리나라, 과연 이 상황을 단지 외적인 요인에서만 찾을 것인가? 

‘긍정적 사고’, ‘긍정의 힘’에 대한 이야기들은 어려서부터 수도 없이 들었다. 그러나 과연 우리는 얼마나 연습을 했으며, 그 힘을 실전에 얼마나 사용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모든 상황에 대하여 무책임하게 낙관적으로 해석하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의 불안과 위기의 사회적 상황에서 행복이 하늘에서 떨어질 것이라는 막연한 어리석음 보다는 정서적 안정을 위한 긍정적 사고의 노력이 실천돼야 할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올 수 있는 난관들을 행복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 말이다. 

이은석 가천대 운동재활복지학과 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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